KPUG backup notes

보궐선거와 이민

2015.05.01 17:26

푸른솔 조회:708


저는 조금이라도 정치적인 색깔이 들어가는 글의 작성은 가능하면 지양하는 편입니다만 우리 KPUG 뿐만 아니라 제가 자주 들리는

사이트에서도 이민 이야기가 한 번씩 언급되길래 잠시 제 의견을 적어 봅니다.

밑의 성야무인님 게시글에서도 댓글로 잠깐 언급을 하였지만 1998년, 예기치 못한 IMF라는 대형 폭탄을 직격탄으로 맞았을때는

정말 이래서 사람이 자살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 역시 힘든 시기를 겼었습니다.

예전에 근무했던 회사를 돌며 구내식당에 좌판을 벌이고 와이셔츠를 팔면서 직원들과 간부들에게 강매를 하는 횡포(?)도 부렸고

횟집을 하면서 손님에게 안주 하나라도 더 팔 욕심에 술을 권하고 또 술을 받으면서 술병에 걸리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일반 식당으로 업종을 바꾸면서 3D 업종의 갑 오브 갑이 식당이라는 사실도 몸소 깨달았지요.  

그러다 도저히 이 나라에서는 답이 없을 듯 하여 이민을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진지하게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하고 이민 설명회도

몇 번 참석 했습니다만 결국 돈이라는 문제에서 걸리더군요.

영어 구사 능력, 국제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기술 자격증 소지 여부, 해당국에 살고 있는 지인 여부 등의 조항을 포인트로 환산해보니

그런 부분에서의 커트 라인은 충분히 넘는데 현재 자산에서 딱 걸리는겁니다.

물론 단기로 급전을 내어 필요한 통장에 입금 후 절차가 완료되면 그 돈을 갚는 방법도 가능했으나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

어느 누구에게라도 돈 이야기를 하기 힘 든 실정이었습니다.

결국 이민을 포기하고 또 다시 돈이 되는 일이라면 도둑질 빼 놓고는 거의 다 했습니다.

그러다 어떤 인연이 연결이 되어 서울로 올라가 몇 년 전 까지 주말부부, 월말부부로 살았던거지요.

 

 

그러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친구들과 술 한 잔씩 하며 당시의 이야기를 하면 하나 같이 짠듯이 그럽니다.

"돈만 있으면 이 나라에서 살지 뭐하러 외국에 나가냐..."

사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다지 틀린 말이 아니긴 합니다.

외국에 잠시라도 나갔다가 살펴보면 우리나라처럼 의료보험이 잘 된 나라는 찾기 힘들고 종종 매스컴에서 까 대어서 그렇지

의외로 생보자나 차상위층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겉 보기와는 달리 생각 이상으로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대중교통이나 공공요금은 또 얼마나 저렴합니까?

이런 나라를 떠날 결심이 서신 분들은 외국어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기술자격증은 당연 소지하셔야  하고 해당국에서

거지나 예비 범죄자 취급을 당하지 않을 정도의 자산은 가지고 이 나라를 뜨실 능력자들 이어야 합니다.

만약  그 정도의 여건이 다 갖추어지신 분들이라면 구태여 낯선 외국에서 생활하느니 이 나라의 정치,경제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심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요?

 

 

제가 투표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된 후에 삼십 몇 년동안에 기권 한 번 없이 수 많은 투표를 하였지만 지금까지 제가 투표한 대상이

기초의원에서 부터 기초단체장,국회의원,대통령,교육감 등의 선거에서 당선된 경우가 딱 두 번 있었습니다.

제가 투표를 한 대상이었든 아니든 고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기뻐했던 이유는 비로소 어느 정도 "좌,우"의

한풀이가 가능할 거라는 지극히 단순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까대던 "수구꼴통"들의 행태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만년 야당에서 막강한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은 새로운 여당이 된 그들의

신선한 의욕이 창건 수준의 대한민국을 만들 수도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는 생략 하겠습니다.

 

 

여당을 향하여 날 선 비판을 날리는 행위는 지극히 지당하고 당연 또 그래야 합니다만 지금은 비판이 아닌 막연한 한풀이성 비난이라고 밖에 생각 들지 않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사회적 이슈가 넘쳐 나는데도 감정적인 대응만 있지 이성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준비된 수권정당"

으로서의 야당이 있었다면 이 번 같은 보선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요?

새누리당이 예뻐서 뽑아준 것 보다도 다른 야당이 더 못미더워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또 이런 현실을 보면서도 새누리당을 뽑아주는 "대책 없는 늙은이" 들만 욕하는 "젊은이"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연 출퇴근 시간에서 상대적으로 여유 있고 자유(?)로운 5~60대 이상의 노장년 층들은 보선에서의 투표율이 높기 나름입니다.

하지만 지금 보선의 투표 시간이 어찌 되어 있습니까? 새벽 6시 부터 저녁 8시 까지입니다.

여러분들이 그렇게 경멸하는 노인네들만 욕하지 마시고 피곤하고 힘 들더라도 그 날 만큼은 새벽잠 조금만 줄이고 투표라도 하고

출근하셔야 하는게 아니었을까요?  아니면 눈 딱 감고 칼퇴근 해서라도 투표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여태 까지 박근혜 정권하에서의 보선 결과를 보면 언제나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몇 년 전의 대선에서도 사회적 분위기는 야권 대통령의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 같았지만 막상 그 결과는 어떠 했던가요?

대략 51대 49라는 스코어에서 피눈물과 한탄을 내 뱉으면서도 진작 과반의 민의를 애써 외면 하는 야당과 그 지지자들의 행태는

지금도 전혀 바뀌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당을 욕하고, 사회적 이슈가 있을때 마다 온 난리를 치면서도 진작 결정적인 투표에서는 아무 결과를 얻어내지 못하는...

한심한 키보드 워리어 같은 행태만 반복하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같은 현실에서 욕을 할 대상은 구역질 나는 여당이나 그들에게 표를 던져주는 "정신 나간 일부 부유층이나 노인네들"이 아니라

투표하여 세상을 바꿀 수 있음에도 진작 행동은 하지 못하는 투표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아닌가요?

 

 

지금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 보수와 진보의 간극이 해방 전 후 좌,우의 이념 갈등보다 더 살벌하고 증오의 감정들이 팽배한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정부나 여당을 두둔하는 듯한 글이 올라오면 영혼마저 탈탈 털리고 조금이라도 진보인 척 해야 똑똑하고 의식있는 사람

대접을 받는 것 같아서 저 같은 사람은 그냥 입을 다물고 살고 있는데 오늘은 왜 이런 글을 적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갑갑하고 한숨만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