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UG backup notes

* 이 글은 제가 몇 년 전까지 근무했던 작은 회사에서의 일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므로

현재의 근무 분위기나 사회 여건과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회사의 규모나 운영방침 등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다섯 번째 글이며 OJT 마무리 및 첫 기안(起案) 이야기입니다.

 

지난 글에서 OJT는 수많은 신경전과 수 싸움이라고 제가 말씀 드렸습니다.

 

겨우 레벨1을 달고 변변한 무기나 방어구도 없이 훈련장에서 토끼나 다람쥐 같은 몬스터를 잡으러 뛰어다니는 초보자가 바로

여러분이며 OJT 를 담당하고 있는 교관은 이미 수 많은 던전에서 제법 하이 레벨의 몬스터를 사냥하고 부수입으로 제법 짭잘한

아이템을 보너스로 챙겨본 경험이 있는 고레벨 유저입니다.

여러분보다 먼저 많은 레벨업을 한 역전의 용사들을 따라가거나 추월하려면 “광렙”밖에 없지만 현실은 이를 쉽게 용납하지 않습니다.

파티를 구성하여 던전에 들어갈 때 파티원들의 레벨이 높으면 몬스터 소탕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나한데 떨어지는 아이템이

적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벨이 비슷하거나 능력치가 엇비슷하면 명령 관계도 안 되기 때문에 이리 저리 껄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OJT를 담당하는 여러분의 선배들은 여러분들을 너무 안 가르칠 수도, 너무 많이 가르칠 수도 없는 딜레마에 흔히 빠질 수

있음도 알아 두셔야 합니다.

그런 선배 교관들의 에센스를 여러분에게 거부감이나 경계감 없이 토해내게 할 수 있는 능력의 여부가 앞으로 여러분의 직장 생활

모습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초보로서의 설움은 누구나 겪게 되며 언젠가는 레벨 업이 됩니다.

그때까지는 오로지 끊임없는 연습으로 레벨을 올려야하며 회사라는 마을의 다양한 정보를 이용하여 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파티원 으로서는 여러분과 같은 동료이지만 경쟁자이기도 하다고 두 번째 글에 말씀 드린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보통 신입사원들은 수습기간을 두며 보통 그 기간 동안 집중적인 OJT 를 받게 됩니다.

2~3개월의 수습기간 종료 여부는 그 동안에 행해진 OJT 평가 보고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OJT 담당자는 매일, 주간별, 월간 OJT 보고서를 상급자에게 올립니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교육평가는 그 부서의 장이 최종 사인하여 인사부서나 담당 임원에게 결재를 올리는 것으로 끝나며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여러분들은 무사히 수습기간을 마치고 정식 직원이 됩니다.

어떤 회사는 수습기간동안 급여를 70~80% 정도를 지급하기도 하고 4대보험 등의 가입도 유예시켜 두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제 여러분은 떳떳하게 회사 정문을 통과하여 출퇴근 시간 기록을 회사 인사컴퓨터에 남길 수 있는 신분증을 목걸이로

달고 다니는 “직딩”이 된 것입니다.

 

수습기간동안 혹은 OJT 기간 동안은 실제적인 회사업무를 수행하지 않습니다.

아니, 할 수가 없습니다.

무엇을 알아야 무엇을 하더라도 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회사에서 예정된 기간 수습기간을 무사히 마친 여러분은 이제 어엿한 연봉자로서 그 가치에 맞는 행동을 하기를 요구 받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회사의 경영자는 그 직원이 받는 연봉 대비 몇 배는 수익을 창출하여 주기를 바랍니다.

또 그래야 회사는 성장하고 이윤을 내어 다시 R&D와 회사와 직원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그저 수동적으로 교육만 받던 피교육생의 모습을 이제는 잊어야하며 당당한 일선의 초병이 되어 회사의 안위를 지키고 별도의 사격명령이 없더라도 자신의 판단으로 참호도 보수하고 적이 나타나면 사격도 가해야하는 것입니다.

 

사업이나 활동계획의 초안(草案) 을 만듦. 또는 그 초안 ......    "기안(起案)"의 사전적 뜻입니다 :

 

그 동안 피교육자의 입장에 오래 물들어 있던 신입 직원들은 OJT 담당 교관의 교육과 , 지시에 익숙해져 처음에는 혼자만의

업무 수행에 큰 혼란을 느낍니다.

아주 단순한 보고서 한 장을 작성하는데도 하루 온 종일을 소요합니다.

그리 해 놓고서도 본인이 작성한 보고서를 다시 읽어보면 오류투성이며 문맥도 맞지 않음을 알고 자신의 무능력함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어쨌던지 몇 시간이 되었던 며칠이 걸렸던 간에 한 장의 서류를 만들고 처음으로 최초 기안자란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거나

전자사인을 하는 순간을 신입사원들은 결코 잊지 못 할 것입니다.

이후 회사의 계통에 따라 차 상위 상급자의 결재 사인에 따라 최종 결재권자의 승인이 떨어지면 그 순간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되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의 내공이 쌓이면 이제 상사의 지시 수행이 아닌 본인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워크플랜을 만들어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드물게는 신입사원이라 하더라도 그 프로젝트의 팀장이 될 수도 있지요.

그리하여 자신의 이름으로 기안된 서류가 회사에 중요한 프로젝트가 되거나 그 결과가 긍정적이어서 가시적인 피드백이

 따르게 될 때 여러분은 어느새 수습사원이 아닌, 자신의 밑천을 최대한 아낄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의 OJT 교관으로 변해있는

여러분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 일반적으로 직위와 직책에 대하여 헷갈려하는 신입직원들이 있습니다.

직위란 회사의 공식적인 계급입니다. 즉 사원, 대리, 과장, 부장, 상무.....이런 것이고

직책이란 직위와 별도의 업무상의 호칭입니다. 즉 영업팀장, 전산실장, 출장소장 등과 같이 직위와 별도로 어떤 특정 업무의 담당자나 책임자 등에게 해당 직책을 부여합니다.

그러니 “대리 / 영업팀장 홍길동” 이라는 명함 이라면 직위는 대리이며 직책은 영업팀을 이끌고 있는 팀장이 되겠습니다. )

 

 

 

다음 편에는 "첫 승진의 감격"에 관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 to be continued if you want..... )